의사인 제가 마운자로 6개월 직접 맞아봤습니다. — 12kg 감량의 현실

이 글의 핵심

마운자로 후기를 찾고 있다면, 광고보다 이 글이 더 현실적입니다. 의사가 직접 6개월 맞으며 기록한 체중 변화, 부작용, 그리고 중단까지의 과정입니다.

– 108kg → 96kg, 6개월간 12kg 감량
– 트림, 오심, 들쭉날쭉한 식욕 — 부작용 솔직 공개
– 누구에게 권하고, 누구에게 권하지 않는가

왜 의사인 제가 직접 맞게 됐나

응급의학과 의사로 교대 근무를 하다 보면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고, 야간 근무 중 극심한 스트레스로 폭식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학생 때는 축구, 수영, 자전거를 즐기며 체중을 잘 유지했지만, 전공의 시절을 겪으면서 운동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사라졌습니다. 만성 수면 부족 속에서 체중은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늘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상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 체중 관리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식이 조절도 해보고, 틈틈이 운동도 해봤지만 교대 근무 특성상 루틴이 흔들리는 순간 모든 게 무너졌습니다.

결국 BMI 30을 넘어섰고, 오래된 허리디스크까지 악화되면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일상이 됐습니다. 그즈음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됐고, 이전에 삭센다를 써봤지만 별 효과를 못 봤던 경험이 있었기에 — 환자에게 권하기 전에 제가 먼저 맞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마운자로란 무엇인가 — 의학적 기전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는 기존 GLP-1 수용체 작용제(위고비, 삭센다)와 달리, GIP와 GLP-1 두 가지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입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은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추며, 뇌의 포만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합니다.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폴리펩타이드) 는 인슐린 분비를 돕는 동시에 뇌의 보상 회로에 작용해 음식에 대한 욕구 자체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두 수용체를 함께 자극하기 때문에 GLP-1 단독 작용제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큽니다. SURMOUNT-1 임상시험에서는 72주간 평균 체중의 약 20% 이상이 감량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효과를 경험하지는 않습니다.

6개월 체중 변화 타임라인

시작 체중은 108kg이었습니다.

마운자로 6개월 체중변화 그래프 — 108kg에서 96kg으로 12kg 감량한 실제 후기

1개월차 (2.5mg) — -2kg → 106kg

2.5mg은 효과가 아닌 적응을 위한 용량입니다. 식욕이 조금 줄었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극적인 변화는 없었고, 몸이 약에 익숙해지는 단계라고 받아들였습니다.

2~3개월차 (5mg) — -8kg → 98kg

5mg으로 증량하면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주 약 1kg씩 빠지는 게 체감됐습니다. 이 시기가 마운자로 효과를 가장 뚜렷하게 느낀 구간입니다.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줄었고,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손이 가던 야식과 간식을 참을 수 있게 됐습니다.

4~6개월차 (5mg) — -2kg → 96kg

감량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한 달에 0.5~1kg 정도씩 서서히 빠지는 정체기에 진입했습니다. 처음에는 실망스러웠지만, 이는 예측 가능한 결과입니다. 체중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함께 낮아지고, 신체는 새로운 체중에 맞춰 항상성을 유지하려 합니다. 정체기는 실패가 아닙니다. 몸이 적응하는 과정입니다.

솔직한 부작용 경험

긍정적인 이야기만 쓰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겪은 부작용을 그대로 써보겠습니다.

첫째, 트림이 자주 납니다.

마운자로는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이 과정에서 위장 내 가스가 쌓이면서 트림이 잦아집니다. 크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진료 중에 나왔을 때는 당황스러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졌습니다.

둘째, 조금이라도 과식하면 오심이 옵니다.

이전에는 배가 불러도 더 먹을 수 있었지만, 마운자로 투여 후에는 적정량을 넘기는 순간 바로 오심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오히려 과식을 방지하는 자동 브레이크가 됐습니다. 위가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하지 않게 됐습니다.

셋째, 식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많은 후기에서 “식욕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나 야간 근무 후에는 식욕이 오히려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GIP의 뇌 보상 회로 조절 효과가 수면 부족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약해질 수 있습니다. 마운자로는 식욕을 억제하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의사로서의 평가 — 누구에게 권하는가

이런 분께 권합니다:

  • BMI 30 이상,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 식이 조절과 운동을 꾸준히 시도했지만 체중 감량이 되지 않는 경우
  • 비만으로 인한 관절 문제,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 경우

이런 분께는 신중히 권합니다:

  •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경우
  • 본인 또는 가족력에 갑상선 수질암, 다발성 내분비 종양이 있는 경우
  • 췌장염 과거력이 있는 경우
  • 정상 체중에서 미용 목적으로만 감량을 원하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온라인 비대면 처방이 남용되는 현실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고 조절해줄 의사의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시작이 중요한 이유 — 그리고 이제 중단을 준비합니다

6개월 동안 12kg이 빠졌습니다. 숫자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완벽한 식단을 지키지도 못했고, 부작용도 있었고, 정체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만성 질환이라는 사실입니다. 마운자로는 그 치료를 돕는 도구입니다. 약만 믿고 식이와 운동을 포기하면 효과는 반감됩니다.

이제 6개월 투여를 마쳤고, 효과가 미미해진 지금 중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5mg으로 감량해 약 4주간 테이퍼링 기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약리학적으로는 마운자로의 반감기가 5일(120시간)이고, 체내에서 완전히 소실되는 데 약 30일이 걸리기 때문에 5mg을 갑자기 중단해도 “자동 테이퍼링(auto tapering)” 효과가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약리학적 이유에서라기보다 심리적·행동적 준비 때문입니다. 야간 근무 패턴이 갑자기 바뀔 때 생활 리듬이 무너지듯, 약을 갑자기 끊으면 그동안 서서히 자리잡은 식습관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작별 인사를 건네며 몸과 마음이 함께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리바운드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SURMOUNT-4 임상시험에서 티르제파타이드 중단 후 1년 내 감량분의 2/3이 돌아왔다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약물이 아닌 습관이 남아야 합니다.

달라진 식습관과 함께, 운동도 현실적인 방법으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아직 부족한 응급의학과 교대 근무자로서 헬스장에서 1시간씩 운동하는 건 솔직히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에어바이크 타바타 인터벌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20초 전력 질주 → 10초 휴식, 이것을 8세트 반복합니다. 총 운동 시간은 4분, 준비 운동과 마무리를 포함해도 15분이면 끝납니다. 이 프로토콜은 1990년대 이즈미 타바타 박사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연구에서 발표한 방식으로, 짧은 시간 안에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 후에도 수 시간 동안 기초대사량이 올라가는 EPOC(운동 후 초과 산소 소비) 효과가 있어, 시간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운동 방식 중 하나입니다. 주 3회, 이것으로 버텨볼 생각입니다.

4분짜리 운동이지만 — 에어바이크를 전력으로 밟아본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마냥 쉽지 않습니다.

중단 후기도 솔직하게 기록해서 이어 올리겠습니다.

📚 참고문헌
– Jastreboff AM, et al. “Tirzepatide Once Weekly for the Treatment of Obesity.” NEJM. 2022.
– Aronne LJ, et al. “Continued Treatment With Tirzepatide for Maintenance of Weight Reduction.” JAMA. 2024. (SURMOUNT-4)
– Kim KK, et al. “Evaluation and Treatment of Obesity and Its Comorbidities: 2022 Update of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Obesity by the Korean Society for the Study of Obesity.” J Obes Metab Synd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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